가장 최근에 일을 했던 곳 마타스 온라인 웹샵이다. 이건 짝꿍의 엄마의 친구분이 소개해준 일이였다. 그러나 작년 여름에 부서가 멀리 이동을 해서 일을 관두게 되었다..큽..
마타스는 덴마크에서 가장 큰 드럭스토어 인데, 코스메틱부터 건강식 제품, 아기들 용품, 별의 별거를 다 판다. 내가 있던 부서는 온라인 웹샵 부서이고, 주로 하는 일은 온라인으로 들어온 주문의 물품들을 팩킹을 하는 일이였다.
대부분이 18-19살의 젊은 덴마크 애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80%가 젊은 애들이고,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서 일을 하기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었고, 대부분이 학생들이 일하는 거라서 스케쥴이 굉장히 자유로웠다. 원하는 시간과 요일을 매니저에게 말하면 그대로 스케쥴을 만들어준다. 그래서 학생들이 일하기에 딱 좋은 일이다. 쉬고 싶을때 쉴 수 있고, 원하는 만큼 일을 해서 돈을 빡세게 모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급이 높진 않았다. 그래도 오래 일을 할 수록 돈이 조금씩은 올라간다.
가장 바쁠때는 블랙프라이데이부터 새해까지 일이 많이 바쁜 시기이다. 이때는 일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여서 일하는 시간도 오래 받을 수 있고, 일도 계속 바쁘다. 그래서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근데 그만큼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다, 저때만 지나고 나면 조금 덜 바빠진다.
쉬는 시간도 자기가 원하는 만큼 쉴 수 있다. 직원 카드로 체크인/ 아웃을 해서 쉬는 시간을 스스로 체크인/아웃을 한다. 아침, 점심, 저녁도 먹을 수 있는 칸틴도 있다. 거기서 직접 해주는 음식을 사서 먹을 수도 있고, 자신이 직접 싸온 도시락을 먹을 수도 있다.
쉬는 공간도 밖에 따로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기서 담배를 많이 피기때문에 나는 주로 안에서 쉬거나, 다른 장소로 이동해서 쉬다 들어가거나 했다. 골초가 왜이리 많은지;;
덴마크어를 조금은 배워두고 가면 일을 할때 훨씬 수월하다. 아무리 데니쉬들이 영어를 잘한다 해도 일을 하거나 소통할때는 거의 대부분은 덴마크어로만 소통을 한다. 외국인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이 덴마크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들이여서 영어보다는 덴마크어가 훨씬 소통하기 편했다.
일은 서서 하는 일이여서 다리가 조금은 피곤했었지만 일이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 가끔 큰 물품을 패킹해야할때는 힘들긴 했다..ㅋㅋ 예를 들면 유모차나, 선풍기, 아기 욕조 등등 이런 사이즈가 큰 물품을 패킹 할때는 상자를 조금 변형 시켜서 패킹 해야해서 그게 좀 시간이 걸린다. 혹은 저런 큰 물품을 선물 포장을 해야하면 시간이 꽤 걸린다. 그런게 좀 힘들었지만, 이런건 가끔 있어서 괜찮았다. 가장 패킹하기 싫은 것은 와인이나, 음료수 병으로 된것들..무게도 무게지만, 병이라서 뾱뾱이로 한병 한병 완벽하게 포장을 해야했다. 박스를 던져도 깨지지 않게..그래서 병을 패킹하는것이 가장 싫었다. ㅎㅎ
일은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스케쥴도 굉장히 자유롭고, 쉬는 시간 또한 자유로웠다.
그리고 또 큰 홀리데이가 있을때, 크리스마스 같은 때에는 많은 선물들을 챙겨준다. 한박스 가득 마타스 랜덤 제품들을 주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데니쉬들이여서 일을 하는 동안 나는 엄청 소외감이 느껴졌다. 다들 친구들이랑 같이 일을 하거나 그래서 밥을 먹을때나, 쉬는 시간이나 친구들과 함께 했지만, 나는 항상 혼자였다. 일단 한국인이 단 한명도 없었고, 덴마크어도 초보 단계라서 간단한 회화 수준만 가능했고, 무엇보다도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전혀 없기때문에 그 누구 한명도 개인적으로 와서 말을 걸거나 하는 일이 전혀 없었다.
1년을 일을 했는데, 일에 관련된 것만 이야기를 했을뿐 개인적인 이야기를 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고, 묻는 이도 없었다. 물론 내가 먼저 말을 시작 할 수도 있지만...나는 용기가 부족했고, 그 분위기랄까.. 너무 덴마크 애들끼리만 그룹져있는 분위기에 내가 먼저 말을 걸고, 쉽게 이야기 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일단 언어적인 문제도 컸고, 그래서 나는 그냥 일만 했다ㅋㅋㅋㅋㅋㅋ 아직도 내가 한국인인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겠지.. 아마 중국인이라고 생각하겠지..후.......
그리고 제일 짜증 났던 것은 많은 애들이 일을 너무 게을리한다는 것이였다.
일의 자유도가 높고, 매니저나 사장이 일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자 모두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해야하는데.. 책임감 있는 애들은 극소수였고, 사실 많은 애들이 일을 하기는 하나 굉장히 게을리 설렁 설렁 시간만 때우다 가는 애들도 많았다. 무거운게 보이거나, 패킹하기 힘든 것들 쥬스병이나, 와인병 이런게 보이면 먼저 하려고 하질 않고 누군가 하기만을 기다린다. 일 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까 그냥 서로 책임을 피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내가 안해도 누군가 하겠지 이런 마인드; 나는 지인의 소개로 들어와서 누가 안되려고 더 열심히 일을 했다. 무거운거 힘든거 가리지 않고 먼저 나서서 했다. 근데 열심히 일을 했더니 나중에는 힘든 일을 내가 하기만을 그냥 기다리고 자기네는 안하고 손 놓고있더라....일을 하는 애들만 열심히 하고 안하는 애들은 끝까지 안한다. 그래서 나도 나중에는 그냥 빡쳐서 똑같이 행동했다. 무거운거 봐도 못본체.. 그랬더니 슬슬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더라..후......
그리고 직원카드로 찍어야 문이 열리는데 꼭 카드 잊고 안가져온 애들은 문 두드려서 안의 사람이 문을 열어줘야 했다. 그리고 나는 일을 문 근처에서 했기때문에 일하는 와중에 계속 문을 열어줘야 하거나, 어떤 애들은 문 열기 위해 카드를 빌려달라고 하거나 이런 일이 반복 되서 성가셔서 매니저에게 말을 했더니 매니저가 한번 공지 하겠다고 했는데.. 공지를 해도 똑같길래 한번 더 매니저에게 말을 했더니 자기가 공지를 했는데도 이러면 자기도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 뭔가 말을 해도 딱히 조치를 강하게 취하질 않길래 나중엔 나도 문 두드려도 그냥 문 안열어줬다. 그리고 카드도 안빌려주니 나중에는 카드들 잘 챙겨 다니더라 ㅋㅋ 그냥 처음부터 잘 챙겨다니지 참...
그래서 일할때 불만이 생겨도 매니저가 조치를 제대로 안해주는것을 알기때문에 그냥 말을 말았다. 어떤 애들은 정말 아예 뒤에 숨어서 핸드폰만 하다 시간 때우고 가는 애들도 있다.그걸 매니저가 알아야 하는데... 그런 애들 돈을 주면서 일을 시키다니... 어떤 애들은 화장실에 숨어서 한참을 안나온다. 또한 쉬는 시간에 카드로 나갈때 체크아웃, 들어올때 체크인 하면 얼마나 쉬었는지 시스템에 저장이 되고 그 쉰 만큼의 돈은 안나오게 된다. 그래서 그걸 알고는 어떤 애들은 카드 찍는 시늉만 하고 안찍고 나갔다가 한참 뒤에 들어온다. 그러면 체크아웃,인이 안되서 그냥 쭉 일한 것으로 되서 쉬는 시간까지 돈을 받게되는 야비한 수법을 쓰는 애들도 있었다. 또 어떤 애는 매니저랑 사이가 좋게 지내면서 그냥 매니저랑 수다만 떨고 다른 애들이랑 수다만 떨면서 일은 설렁하게 하고 매니저랑 친하다고 자기가 무슨 매니저가 되는 냥, 다른 애들한테 일 오더하고 자기 일은 설렁설렁 하는 애도 있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열심히 일해봤자 나만 손해구나.
그리고 나보다 늦게 일을 시작한 애가 있었는데 나는 그대로 시급 받는 사람으로 남고, 그 애를 정직원으로 올려주더라. 한달 월급으로 받는..휴가를 가도 돈이 다 나오는.....뭐 솔직히 내가 여기 웹샵 일을 평생 할 것도 아니지만서도..괜히 좀 서글펐다.나는 그 애보다 더 오래 일을 했고, 일도 열심히 했고, 다들 내가 일 잘한다며 칭찬도 했지만 결국 정직원 시켜주는건 일보다는 말 잘하고 인맥관리/직원들과 사이가 좋은 사람을 뽑는것 같았다. 나중에 좋은 일을 구했을 경우, 내가 과연 일만 잘한다고 될까 싶은 생각도 들었고.. 언어가 된다 해도 그 뭔지 모를 데니쉬들과는 안보이는 벽이 두껍게 있는데...그걸 어떻게 뚫을지;; 앞이 깜깜하다.
솔직히 일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거기서 많은 젊은 데니쉬들과 일을 하면서 정이란 정은 다 떨어졌었다...ㅋ.. 뒤에서 숨어서 시간만 때우면서 놀다 가면서 돈 받는 애들도 진짜 짜증났고..무겁거나 힘든게 있으면 서로 눈치 보면서 안할라고 서로 책임 미루는 것도 짜증나고..어떤 애는 내가 말을 하면 안듣고, 무시하더니 같은 데니시가 말을 하면 그제서야 듣고 행동하고..ㅋ.....그래서 저때는 그냥 젊은 데니시들만 보면 그냥 싫었었다;; 시끄럽고 매너 없고 일도 게을리 하고 책임감 없고.. (물론 나도 안다, 사람마다 다르다는것을!)
코뮨도, 병원도, DSB도, 배송업체도, 슈퍼마켓에서도, 스캣 세금 문제에서도...등등 정말 너무 많은 일에서 그들이 실수를 한 적이 여러번 있어서 그런지 데니쉬들 일 진짜 못하고 책임감도 없다는 편견이 생겼다. 랭귀지 스쿨에서도 돈 내는 문제로 물어보니 코뮨가서 물어보라 그러고 코뮨에서는 또 스쿨가서 물어보라 그러고;; 그러더니 결국엔 잡센터에서 물어보라 그러고;;;
슈퍼마켓에서도 툭하면 가격을 잘못 계산해 준다거나 하는 일도 여러번 있었고, 병원도 주치의가 병원가서 체크 하라해서 병원 예약하니 거절 당하고 병원에서는 주치의가 해야한다고 메일 보내고;; 이런식으로 가끔 서로 책임 미루는 일이 생겨서 정말......정 떨어질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후...물론 나의 경험담이기 때문에 내가 운이 안좋았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뭔가 덴마크에서 살아오면서 그런 일만 계속 반복되다보니까 저절로 없던 편견도 생긴다. 어휴.. 이건 내가 겪어온 경험담이며,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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