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끝난 후 나는 아주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막상 집에서 할일 없이 있다보니 너무 무기력해지고 답답하다.
여기서 산지 벌써 4년이 넘어가는데 이렇다할 친구가 단 한명도 없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시험 끝나고 쉬는 타이밍이 오면 만날 사람도 없이 집에서 주구장창 넷플이나 유튭만 보는데 보면서도 재미도 없고 그냥 다 지겹게 느껴진다. 학교다니면서 만난 같은 반 사람들은 학교에서는 친한데 밖에 나오면 연락 안하는 ㅋㅋ 그냥 그 정도의 인맥이랄까; 그리고 만난다해도 나도 무슨 말을 하고 해야할지 모르겠다보니 내가 먼저 연락하기도 꺼려진다. 학교에서는 수업, 시험, 점심밥 이야기 ㅋㅋ 이런 시시콜콜 학교 관련 이야기를 하는 반면 따로 만나면 할 이야기가 없을 것 같은 느낌.. 나는 주로 이야기를 듣는 타입인데 학교 사람들도 말이 많은 타입이 아니다보니 중간 중간 정막이 흐르는데 그 분위기가 너무 불편해서 ㅋㅋ 사적으로 연락해서 만나기가 꺼려진다.
뭐 어쨌든 덴마크 살기 시작한 초반에는 친구 좀 만들어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어째 만났던 사람들도 좀 내성적이였고 나도 내성적인 성격이다보니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게 힘들었다. 내가 막 먼저 말 걸고 이야기 끌어나가고 이런것도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 받아서; 여러명 만나보고 하다가 지쳐서 관뒀다. 그 후로는 그냥 지내다보니 진짜 인맥이 전무 하다🥲 내 나이 또래 만나기도 어렵..ㅠㅠ 대부분 내 나이 또래는 다들 일하는 직장 여성이거나, 직장+ 아이가 있어서 바쁘거나 ㅠㅠ 아무튼 그러다보니 이제는 외롭다기보다는 그걸 뛰어넘어서 공허하고 무료하다; 짝꿍이 채워주는데는 한계가 있고.. 그리고 짝꿍은 자기 친구들 그룹이 있어서 가끔 만나서 놀다오고 이러는데 부럽고🥲 친구들이랑 여행 가고 이러는데 나는 집콕이고 허허허.. 너무 오랜 기간 사적으로 친구들 만나본 적이 없다보니 좀 대화 스킬이 아주 사라진 느낌적인 느낌...나는 사실 내성적이긴 했어도 20대까지는 새로운 사람들 만나는걸 좋아라 했었다. 사람에 대한 호기심도 더 많았었고..그러다보니 그때는 항상 사람들과 함께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그때 어떻게 대화를 했었고 어떻게 그 사람들에 대해 궁금해 했지? 싶다. 지금은 누굴 만나도 궁금증이 안생기다보니 뭘 물어봐야할지도 무슨 대화 해야할지도 모르는..그 지경까지 온 것 같다. 20대 시절이 훨씬 즐거웠는데.. 사람들과 소통하고 놀러다니던 그때가 그립다. 지금은 그냥 집콕에 짱 박혀 쉬는 날을 무료하게 보내는 내 모습을 보니 이렇게 평생 살아가게된다면, 과연 살 수 있을까 싶다. 30대 중반+ 해외에서 꽤 오래 있다보니 자연스레 한국의 친구들과도 멀어지게 되는데 그게 서글프기도 하다. 어쩔 수 없지 사는 환경도 달라지다보니 대화할 소재도 많이 떨어지고 ㅠㅠ
20대 그 시절이 정말 그립다.

동네 산책하다가 까마귀 새끼가 자전거 길에서 날지 못하고 멀뚱 멀뚱 서있었다. 자전거에 치일까봐 풀밭으로 옮기고서는 어찌해야하나 생각하다가 인터넷 뒤지니 1812에 전화 하라길래 전화를 했다. 그러니 새 사진 찍어 보내라길래 찍어보냈더니 어디 크게 다친건 아닌거같다며 아마 더워서 그런거 같다며 물을 줘보라고 다시 연락이 왔다. 나는 동물 보호 업체(?) 사람이 직접와서 새 데려가서 치료 해줄 줄 알았는데.. 큰 동물이 아니라 그런가? 어찌 사진만 보고 알까 싶다만;; 나도 그냥 봐서는 다친건지 그냥 더워서 지친건지 알 수가 없어서 일단 집에가서 호다닥 물 떠다가 오는 길에 보니 다른 사람이 새를 주워서 집으로 데려가는걸 봤다. 다행이다. 그 사람이 돌봐주겠구나. 휴우

집 근처 요양원쪽 꽃이 만개했다.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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